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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

낡은 연애사 2007. 1. 31. 21:59
  우연으로 약속도 없이 만나게 되었다. 이름을 들었을 때 살짝 숨이 가빠졌고 직접 보게 되자 눈을 오래 쳐다보지 못하기도 했다. 그리고 헤어지면서, 격려의 말을 들었을 때, 마음이 조금 따뜻해졌다고 생각했다.

  그것으로 되었다. 괜찮다. 괜찮다!
  이런 감정이라도 충분히 아름답다.

  스물 다섯, 결국 사랑에 빠졌음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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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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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발목 잡히지 말자구요.

자꾸만 나를 흔들리게 만들고 덧없는 감정에 휩쓸릴 것 같아 불안하다.
엊그제 지진이 났을 때처럼 온통 다 흔들어대고 있다. 진앙은 분명히 그다. 그의 말투며 그의 표정.
대체 언제적 일인데, 이렇게,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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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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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4 편을 연달아 보았다. 애들이 날이 갈수록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서 걱정을 하거나 말거나 귀엽기가 짝이 없다. 7편까지 다 얘네들로 쓰면 나중에는 무려 성인극이 되려나.


  갑자기 이런 영화를 좋아하게 되다니 내가 봐도 좀 심한 변화다.
 
  참, 그리고! 사실 잘생기기로 따지자면 싸가지는 없어도 말포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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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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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40ml짜리 맥주를 (아주 오랜만에) 마셨다. 냉장고 문을 열고 살그머니 꺼내서 빈 방에 들어가 혼자 조용히.

  술을 마시고 나서 이런 저런 헛소리들을 지껄였던 기억이 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완성되었던 글이라던가, 동네 떠나가라 불렀던 노래, 혹은 혼란한 정신을 틈탄 고백 같은 것들.
  어째서 술에 취하지 않았을 때 못 해냈던 일들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인가.
  대전에 내려와서 마지막 졸업 인증용 토익 시험을 봤고,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고, 악보도 없이 외고 있는 간단한 피아노 연주를 했고, 엄마와 한 번 싸우고, 할머니 대신 괜히 설거지를 해보고, 이렇게 혼자 맥주를 한 병 마셨다. 이상한 것은, 헛소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이제, 헛소리를 하지 않는다. 아무리 혼자 술을 마셔도.
  어쩐지 슬프다. 괜히 술을 마시면 소설이나 희곡이나 시 같은 것들이 써지곤 하던 때가 그립고, 울다 웃으며 노래할 수 있었던 박력도 그립고, 내일이면 부끄러울 고백도, 그립다. 아픔도 슬픔도 모르는 청춘의 아가씨가 슬프다고 생각했던, 그런 날들.

  이게 뭔가. 어째서 지금은 아프거나 슬프고 싶지 않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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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연쇄고리 2007. 1. 11. 22:03
  살면서 점점 더 많이 깨닫는다.

  아버지의 그 때 그 말씀이 지금 이렇게 뼈가 되어 내 안에서 나를 콕콕 찌르는구나.

  자식들은 어째서 다 그 모양이지? 말할 때에는 듣지 않다가 지나고 난 뒤에 아차 한다. 그리고 그제서야 죄송해요, 생각하고 이미 그 말을 할 타이밍은 놓쳐버렸다.
  오늘 감사했다. 그러나, 감사하다는 말을 감히 드리지 못 했다. 그래도 아직은, 나를 믿어 주고 계시는구나 싶어 마음이 살짝 저렸다.


  며칠씩 못 이뤘던 잠이 쏟아진다. 전에 없이 집이란 조금은 따뜻한 곳이구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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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s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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