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에 물결이 인다.
바람은 멈추지 않고,
잔잔하지 못 한 바다 위로
자꾸만 쪼개지던 불빛,
너의 얼굴,
밤의 노래

이 바람이 멈추기를 바라지만
차라리 멈추지 않기를 꿈꾸기도 한다.

오늘 잠은 다 잤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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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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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행의 풍경이 그러했고 당신의 환한 웃음도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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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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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편함 속에서 초대장을 하나 발견했다. 겉은 평범한 카드 봉투였는데 막상 열어보니 도무지 믿을 수 없는 말 투성이었다. 본인을 이웃의 마법사라 소개한 익명의 발신자는 자신의 집(실제로는 놀이공원을 방불케 하는 성채 형태였지만)은 길 건너에 있으며 생각이 있다면 저녁에 열리는 파티에 와줬으면 한다고 적어 놓았다. 카드 내용을 확인하자마자 고개를 들어 길건너를 보니 정말 마법사의 집이 있었는데 언제부터 그곳에 그 집이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어제까지는 없었는데 갑자기 생긴 것도 같았고, 늘 거기에 있었는데 내가 미처 관심을 두지 못한 것 같기도 했다.

 

  나는 파티에 참석하기로 했다. 어차피 할 일도 없는 아이들의 밤. 어른은 살지 않는 작은 동네에서 아이들이 참석하는 떠들석한 파티를 나무랄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게다가 심심하던 차였다. 혼자 가기가 좀 꺼려져 동네 친구녀석을 꼬셔서 데려가는데 마법사의 집까지 걷는 내내 주위로 오토바이에 탄 아이들, 걷는 아이들을 많이 발견했다. 

 

  우리 일행을 빼고도 꽤 많은 아이들이 파티에 참석했는데 그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그 집에 익숙한 것처럼 온갖 놀이기구(심지어 놀이기구도 있었다 그 집에는!) 위를 종횡무진하며 놀기 시작했다. 마법사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혹은 녀)는 파티를 위한 모든 것을 준비해 놓았지만 어느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는 듯했다.

 

  파티가 끝나서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아이들에게 누군가 주사를 놓기 시작했다. 익숙한 듯 주사를 맞은 아이들은 약에 취한 것처럼 비틀거리며 돌아가기 시작했다. 친구 녀석과 나는 그 광경이 너무나 놀라워 일단 조용히 집을 빠져나가는데 뒤이어 나온 아이들은 기괴하게 입꼬리가 올라가 있었다. 뭘 물어도, 전혀 대답할 수 없는 상태로 몽유병에 걸려 꿈 속을 헤매듯 모두 묵묵히 집으로 돌아갈 뿐이었다.

 

  친구를 설득해 마법사의 집으로 발걸음을 다시 돌리기 시작했다. 친구는 말렸으나, '왜' 나를 초대했냐는 질문에 답을 듣지 못한다면 호기심이 매일밤 나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었다. 우리는 굳게 닫힌 문을 지나 아주 좁고 높이 나 있는 계단을 발견해 올라가기 시작했다.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르고... 오르던 도중 친구는 갑자기 사라졌다.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르고...

 

  누군가 빙긋 웃으며 주사기를 들고 나와 나에게 놓았다. 반항하지 못 했다. 마법사는 나타나지 않았다.

 

  눈을 떠 보니 집이다. 우편함 속에서 초대장을 하나 발견한다. 그리고 이웃 마법사는 매일밤 아이들을 위해 파티를 연다.

 

 

 

 

 

이것은 꿈 내용

왜 나는 이런 꿈을 꾸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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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 카페.

 

 

  라스트 홀리데이의 조지아도 보고 싶었지만 이 영화는 곤냥의 크리스마스 우울방지용 영화리스트에 있으니 패스하고, 새해에도 긍정적으로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바그다드 카페의 아름다운 마술사 쟈스민을 만나야겠다.

 

 

  쟈스민이나 조지아처럼 살고 싶은데 어쩐지 몸매만 그녀들을 닮아가고 정신상태는 흠이 많은 것 같아 반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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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아시아가 특가 행진을 하고 있다.
퍼스까지 날아가는 표가 정말 많이 저렴해서
갈 수 없을 지도 모르지만 예약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퍼스에 있는 미유님도 보고 싶고
내 기억들이 남겨진 거리를 다시 걷고 싶다. ...
펍에서 맥주를 한 잔 마시며 호주 남자들은 참 빙신들이라고
아시아 여자는 다 쉬운줄 아나, 하면서
잘난척도 좀 해보고 싶고.
그러나 돈도 없고 시간도 없고 휴가도 없고.

여행을 가고자 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서든 갈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고
여유와 여건이 되는 사람은 어쩐지 여행을 가지 않는다.
삶에 있어서 여행이 절실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살다가 그저 자연스럽게 여행이라는 걸 하게 되는 사람들
어느 부류가 되든 나에게는 환기가 필요하다.

추억을 만들 수 있었던 날들이 너무나 그립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한국이 거지 같은 나라라고 생각할까봐
나는 그 동안 참 많은 이야기를 아껴왔지만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부터 내게는
기억함직한 순간들이 별로 없었다.

기억할 만큼 행복하고 여유로운 시간,
언제고 기억나게 될 끔찍하게 괴로운 순간들,
(그래, 심지어 쓰레기처럼 생활하던 것도 그리울 지경)
기억해낼 때마다 삶의 바닥을 박차고 다시 떠오르게 만들 원동력,
그런 순간들이 필요하다.

이 사회에는 나를 아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서
그것이 나를 아늑하고 따뜻하게 하다가도
때때로 온몸을 죄고 살을 파고드는 올가미 같기도 하다.
그러니 살이 에이듯 마음에도 상처가 생기기 시작할 때
그 때를 여행의 순간으로 삼는다면
지친 상태로도, 조금은 더 걸어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그냥, 여행이 하고 싶다는 말인데
슬프게도, 여행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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