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는 옳아요

연쇄고리 2014. 12. 27. 02:02

always.
나도 이렇게 잘 굽고 싶다.
미디엄레어로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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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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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기에서 돌아갔을 때 어디에서 살게 되는 걸까, 이다.

  나는 집이 없고, 남동생은 결혼까지 생각하는 애인이 있으며 부모님께는 더이상 일원 한푼도 받고 싶지가 않고(이미 충분히 받아먹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나는 내 가족이 원하는 삶을 살만큼 무난한 성격이 아니다.


  내게는 온전한 내 공간이 필요하다. 또한 그것은 순전히 내 힘으로 얻은 것이어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얼마만큼의 돈을 세이빙 해야만 그것이 가능할지를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말이다.


  적어도 일년, 월세를 내더라도 일년을 살 수 있게 된다면, 일단 그걸로 됐다. 전세자금을 마련하려면 돌아가서도 아주 오랫동안 돈을 벌어야 하겠지만, 그것은 뭐, 상관없다. 내게는 혼자 틀어박혀 있을 방이 필요하다. 가끔 친구들을 불러모아 티타임이나 술자리를 할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고 내 고양이가 다시 어딘가 보내지는 일 없이 나를 믿을 수 있도록 해줄 그런 곳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다를 건드리지 말라고, 이건 내 집이니까, 담보 잡고 닥달하는 사람들처럼 나를 괴롭히지 말아달라고 그렇게 할 수 있는 곳.




  목표가 생겼다는 건 좋은 일이겠지.


  괜찮다. 가끔 소소하고 쓰잘데기 없는 일들로 마음이 상하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있지만, 살아갈 수는 있다. 시궁창 같은 곳에서도 뭔가는 살아가고 있을 텐데, 나라고 못 할 게 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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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에 떠납니다.

연쇄고리 2010. 10. 10. 01:21


  홍콩을 경유하는 캐세이퍼시픽항공을 이용해서, 나는 호주의 퍼스로 떠난다. 말도 안 통하고 화폐단위도 다르지만, 어쨌든 한달여만에, 나는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진짜 살고 싶다. 다른 건 몰라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는, 살아가고 싶다. 어느 때는 내가 숨쉬고 있다는 것조차 힘이 든다. 짐을 지우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짐을 지게 한다. 이런 것이 나라는 년이다. 한심하다.


  그래도, 나는 떠나기로 했다. 어딜 가도 힘들고 괴롭다면, 나를 힘들게 하는 곳이 여기는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행복하지 않다. 행복이라는 단어가 너무나 낯설다. 언제나 이질감을 느낀다. 나는 잘 살아왔던 걸까.








  어떤 사람들에게는 죽어도 소식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심지어, 다시는 내 소식이 들리지 않기를 바랐다. 어떤 식으로든, 이런 일은 매우 고단하고, 어렵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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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준비랄 것도 없다. 대책없이 그냥 떠날 뿐이니까) 시시때때로 어떤 일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


  어떤 일이란, 내가 누군가를 좋아했던 것, 누군가에게 고백했던 것, 누군가에게 만나지 말자고 했다가 만나달라고 사정했던 것, 그리고 그 이후로 한 두번 만났던 것 모두를 포함한다. 그러니까 결국은, 내가 누군가를 마음에 품어서 벌어진 일이다.


  절대 말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지인 중 한 명에게 기어이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마음이 편해질 리 없었지만, 그러고 싶었다. 나는 1년이 훌쩍 넘은 그 일에 대해 아직도 마음이 아프고 힘들고 종종 울곤 한다. 내가 나를 컨트롤 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일이다. 부모님과 싸우다가도 이 일이 생각난다. 화장실에 앉아서 양치를 하다가도 울컥하고, 버스에 올라타 카드를 찍다가도 힘들어진다. 아주 많이, 누군가를 좋아했었던, 좋아하는 일은 이토록 힘이 드는 거로구나, 한다.




  아무도 내게 이 일을 묻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모두가 다 이 일에 대해 물어 주었으면 좋겠다. 나는 이 상반된 감정을 모두 안고, 곧 호주로 떠난다. 영어도 한 마디 못 하고 숫기도 없지만, 어쨌든 호주에는 적어도 그 사람이 없을 것이다. 같은 땅에 살지 않는 것 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는 얼마나 이 감정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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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당연하게도, 임신은 아닙니다.



  가족과 섞이지 못 하면서 빌 붙어 있어야 하는 신세를 가진 처령한 녀자의 속병이지요.



  그러나, 여기 온 걸 후회하는 일 없게, 혹은 후회하는 것을 후회하는 일이 없게, 또는 열심히 후회하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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