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저 문구만 보면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다.
항상 보고 싶지만 보게 되는 것이 겁이 나는.
돌아가보고 싶다는 것은, 좀 두려운 일인 듯하다.
공포 없이 과거를 그리워하는 일이란 영원히 불가능할 것 같다.
코카콜라
몇 달 동안 나를 괴롭힌, 나뿐만 아니라 회사 사람 모두를 괴롭혔던 한 클라이언트와의 작업이 거의 마무리되어 간다. 그 사이에 2년 넘게 (거의) 끊다시피했던 담배를 다시 들었다. 흡연을 다시 시작한다고 해서 스트레스가 풀리는 건 아니었지만, 흡연의 시간은 나에게 한 5분 정도 사고를 정지하고 바깥공기를 쐴 수 있는 소소한 시간을 주었다.
다니고 있는 회사는 재개발지역에 있다. 낡디 낡은 건물들이 우르르 몰려 있는 이 삭막한 동네에서 2년 반을 잘 버텨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동안 나는 모은 돈도 없고, 만나는 남자와는 잘 되질 않았고, 친구들도 멀리 있고, 지금 심신이 너무 아프다. 지금 잘 하고 있는 것일까 하루에도 수십 번씩 고민하... 는 건 뻥이고 하루에 한 번은 생각하는 것 같은데...답이 없다.
옥상에 올라가 담배를 한 대 피우고 머리를 리셋시키고 나면, 나는 내 자리에 돌아와 일을 한다. 그것도 일단 시작하면 열심히 한다. 나는 내 열심히 병 때문에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망친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그걸 알면서도 그래?', 라는 마음의 소리에는 그래도 사람이 책임감은 있어야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말이다. 속은 썪어들어가면서.
잘 살고 싶었는데,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잘 사는 건지 모르겠고, 자꾸 돈에 얽매이게 되고, 그러면서도 돈은 안 모으고, 그러니 매달 카드값 내느라 허덕허덕하고, 나한테 화가 난다.
으이구, 이 바보 몽충이 같은 거...
그래도 나니까 안 미워하려고 노력중이다. 이런 나도 위로는 필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