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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
저 문구만 보면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다.
항상 보고 싶지만 보게 되는 것이 겁이 나는.

돌아가보고 싶다는 것은, 좀 두려운 일인 듯하다.
공포 없이 과거를 그리워하는 일이란 영원히 불가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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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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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달 동안 나를 괴롭힌, 나뿐만 아니라 회사 사람 모두를 괴롭혔던 한 클라이언트와의 작업이 거의 마무리되어 간다. 그 사이에 2년 넘게 (거의) 끊다시피했던 담배를 다시 들었다. 흡연을 다시 시작한다고 해서 스트레스가 풀리는 건 아니었지만, 흡연의 시간은 나에게 한 5분 정도 사고를 정지하고 바깥공기를 쐴 수 있는 소소한 시간을 주었다.

 

  다니고 있는 회사는 재개발지역에 있다. 낡디 낡은 건물들이 우르르 몰려 있는 이 삭막한 동네에서 2년 반을 잘 버텨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동안 나는 모은 돈도 없고, 만나는 남자와는 잘 되질 않았고, 친구들도 멀리 있고, 지금 심신이 너무 아프다. 지금 잘 하고 있는 것일까 하루에도 수십 번씩 고민하... 는 건 뻥이고 하루에 한 번은 생각하는 것 같은데...답이 없다.

 

 

  옥상에 올라가 담배를 한 대 피우고 머리를 리셋시키고 나면, 나는 내 자리에 돌아와 일을 한다. 그것도 일단 시작하면 열심히 한다. 나는 내 열심히 병 때문에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망친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그걸 알면서도 그래?', 라는 마음의 소리에는 그래도 사람이 책임감은 있어야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말이다. 속은 썪어들어가면서.

 

  잘 살고 싶었는데,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잘 사는 건지 모르겠고, 자꾸 돈에 얽매이게 되고, 그러면서도 돈은 안 모으고, 그러니 매달 카드값 내느라 허덕허덕하고, 나한테 화가 난다.

 

  으이구, 이 바보 몽충이 같은 거...

  그래도 나니까 안 미워하려고 노력중이다. 이런 나도 위로는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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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불안과 중증의 것 2015. 9. 21. 22:45
고마운 줄 알지만 어쩔 수 없네
미안하지만 조금만 더 참아보자

어떻게 생각하면 좋은 말이다. 세상에는 고마움도 미안함도 모르는 놈들도 많으니까.

하지만 살면서 고마워 미안해란 말은 수도 없이 들은(하기도 많이 했던) 것 같은데 그 동안 수고했으니 이제 편해져도 된다는 말을 해 준 이는 없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죽기 전이라면 모를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몸이 지쳤을 때에는 그래도 꾸역꾸역 열심히 버티자는 주문에 걸려들 수 있었는데 마음까지 함께 지치고 나니 그 무엇도 달갑지가 않다.

꿈도 없고 성취감도 없이 시간을 축내는, 그러나 게으름은 허락받지 못 한 돼지가 되었다. 백수였을 때보다 나아진 게 뭘까. 내 월급으로 생존할 수 있게 된 거?

지금처럼 멍 하게 노트북만 바라볼 일이 아니다. 생각을 하고 실천을 해서 더 이상 안 아프고 싶다. 계속 이런 식이면 나도 묵주 같은 식칼을 들고 설치게 될 것 같다.

나는 지금 너무 아프다. 이 병에 대한 치료약이 있다면, 인생이 좀 더 충만해진다면, 그리하여 지금보다 조금만 덜 빈번하게 통증이 와준다면, 누구도 내게 말해주지 않는 대신 내가 나에게 이젠 편해지자라고 말 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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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s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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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의 열정을 나 아닌 다른 무엇에 쏟아야한다고 하세요? 그건 당신 꿈이지 내 꿈도 아닌데 말이예요. 꿈 없이 산다고 당신 꿈의 언덕에 올라 감지덕지 더 높게 흙을 쌓아야 하나요. 왜냐하면, 내 인생은 가난하기 때문에?


나도 내 열정으로 당신들 말고 나를 채우고 싶어. 당신들은 너무 삶의 목표와 할당치를 강요해. 그만큼 돌려줄 것도 아니면서.

웃고 있다고 그게
진짜 웃는 건 아니라고
이것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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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삶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려고 한다. 반드시 행복해지고 싶기 때문이다.

행복한 코스프레도 약발이 떨어져간다. 이대로는 안 된다. 이대로는 죽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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