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과 현실의 경계'에 해당되는 글 39건



  모든 것들이 무감각해져 가고,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들이 조금씩 사그라드는 가운데, 멍 때리고 앉아 있는 내 모습만 덩그러니, 뭐, 그런 것.


블로그 이미지

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것을. 어쨌든 오늘의 우리는, 울고 웃다.



블로그 이미지

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



하늘로부터 온 구세주, 비와 함께 온 시타오.



  닥치고, 영화가 끝나고 나서 내게 남은 것은, '고통'의 실체란 무엇인가, 이다. 천하의 이병헌(극중 이름이 생각나지 않으므로)도 두렵지 않았던 그가, 자신을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무섭다고, 했다. 그것이 육체적 고통이든, 온 인류의 죄악을 뒤집어써야만 하는 거지 같은 운명에 대한 고통이든, 고통이란 그런 것일까.



  곁들여, 다시금, 기독교가 만들어낸 '신'이란 얼마나 이기적이고 무서운 존재인지 보았다. 세계 제일의 제약 회사 사장은, 아들조차 CCTV로 소통했던 그는, 어쩐지 아들의 '회수'에만 관심 있는 것 같다. 제약 회사의 수장인 그는, 고통 받는 존재들에 대한 배려 따윈 전혀 없이, 그저, 적당히 고통을 완화시켜 주는 약 따위만 휙 던져줄 뿐이었다. 본인이 만들어낸 세계가 왜 이렇게 굴러가고 있는지 신도 고민 좀 해봤으려나. 어쩐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들과 어떤 방식으로든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 슬프구나(왜 난 이런 얘길 하면서도 끝은 진지하지 못 한 것이냐).



  유일신에 대한 믿음이 있지만, 폭력이 난무하는 세계에 아들 하나 휙 던져놓고 구원 따위를 바라게 하다니, 신도 무섭고 좀비들처럼 예수를 갉아먹는 인간들도 무섭고, 구역질 나는 시각적 표현들보다, 나는 그것이 지금 이 순간 더욱 무섭다. 폭력과 고통 속에 노출된 채 언젠가 기무라 타쿠야 같이 잘생긴 예수에게 내 모든 아픔을 전가할지도 모를 나 자신은 더더욱.






  아 샹, 이병헌, 너 이 자식, 야 임마,



  "오뽜, 예전에 별로 안 좋아했던 거 용서해주세요."







결론은 이렇게 또 삼천포.

블로그 이미지

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




  그것이 거짓말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블로그 이미지

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




  미술관에서 잠깐 아르바이트할 때, 출근하면서 261번 이름을 가진 나무를 봤다. 이름표는 바닥에 아무렇게나 버려져 나뒹굴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름을 잃었다고 그 나무가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충분히 나무다웠고, 충분히 예뻤고, 충분히 화사했고, 충분히 제 몫을 다 하며, 거리 한 켠을 지키고 있었지. 처음엔 그 번호가 뭘 의미하는지도 몰랐다. 이건 누구의 번호일까 하며, 꽤 쓸쓸하구나, 라고 센치해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그런 나를 바라보며, 버스정류장 앞의 그 나무는, 그래도 활짝 웃었을 거다. 왜냐하면, 나는 그 나무 밑둥을 바라봤고 몸을 쓰다듬어줬고 냄새를 맡아주었으니까. 그 때 내겐, 출근길에 한 템포 쉬며 안도감을 주었던 나무니까, 이름이 없었어도, 지극히 아름다운, 한 그루의 나무였으니까.




  261번 나무와 내가 가졌던 한 순간의 교감, 혹은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었음이 하루를 버티게 했고 한 순간이지만 모든 것을 아름답게 바라보게 해주었다. 그러니, 내게 261번의 나무는, 몇 번까지 있을지 모를 서울 곳곳의 어떤 나무보다도 내게 큰 힘이 돼 주었다. 




  나는, 누군가에게 몇 번이 되어도 좋을 것 같다. 너는 너로서 아주 충분해, 나에게는, 이라고 느껴질 수 있다면. 그러니, 나 같이 못된 년도 누군가를 따뜻하게 만들어줄 글을 쓰고 싶다 소망하는 것이 아주 멍청한 짓인 것은 아닐거라고 믿는다해도 그리 부끄러운 짓은 아니겠지.



블로그 이미지

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