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연애사'에 해당되는 글 81건

결국

낡은 연애사 2009. 10. 11. 02:50



  나는 견디지 못 하고 하고 싶었던 말을 문자로 보냈다. 그 동안 생각나지 않았던 번호가, 갑자기 불현듯 떠올랐고, 할 말은 해야 직성이 풀리는 나는, 할 말을 써서 보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답이 왔다.



  시간이 이래서 고민했지만, 그래도 잘 지냈느냐, 난 잘 지냈다는 말을 하지 못 해 서운했다고, 반가웠다고, 다음엔 더 편하게 만나자고.


  내가 아직 한참 멀었다고, 못나기도 했다고, 늦었으니 잘 자라고.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써야만 했던 문장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젠 편하게 울어볼 수도 있겠지.



블로그 이미지

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




아니야, 실은, 잊을까봐 두려워. 




  내가 누군가에 대한 감정을, 맞다, 라고 거짓 없이 인정했던 것은 첫사랑 이후로 처음이었기 때문에, 이건 분명히, 잊을까봐 두렵다고 말하는 편이 옳다. 나는 여전히 그 사람에게 큰 애정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내 애정의 행보가 무척 궁금해진다. 사랑을 섞을 수 없다면, 내 애정은 어떤 식으로 변태될까.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








  곧, 원치 않아도 보게 될 것이다. 어색하게 인사도 해야 하겠지. 기뻐 팔짝 뛰지는 못하더라도 웃으면서 악수나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내가 그 정도 아량이 될까 그것도 궁금하고.








  내가 누군가를 다시 만나서 사랑하게 된다면, 이제는, 다시는, 날 속이는 짓 따위 하지 않으리라. 호감만으로는 연애할 수 없는 노릇. 내가 다른 누군가를 여전히 맘에 담아두고 있다면, 그저, 차라리, 나를 조금은 외롭게 두리라.


블로그 이미지

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




  네가 얼굴이 잘 생겼니 몸이 좋니 돈이 많니, 맘이 유들유들하길 하니, 섹스를 잘 하니.




  그런데도 네가 보고 싶은 걸 보니 난 진짜 아직 멀었어.






블로그 이미지

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




  모르는 걸 아는 척 하는 건, 스스로에게도 몹시 슬픈 일이라서.




  너를 만나고 싶지만, 너를 만날 수 없다는 걸 안다고 말했어.
  너를 만나고 싶지만, 너를 만날 수 없다는 건 내가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지.
 



  그렇지만 어쩌겠어. 아직은 아는 것만 말하기가, 내게 너무 고통스러워서, 난 너를 만날 수 없다고 말할 수밖에.





블로그 이미지

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



 아무것도 잊을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닫기라도 한 듯, 




그냥 다른 얘기를 하자. 더 바쁘고 피곤하고 나를 지치게 만들 만한 것들로.




나에겐, 나를 추스를 시간들이 그만큼 필요해서 그렇지. 그러니까, 얘야, 날 더 혹독하게 다뤄줄래?






내가 이랬다잖아. 더 심하게 다뤄줘. 때리는데로 맞을게.


블로그 이미지

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