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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낡은 연애사 2007. 6. 2. 15:19
생일이 조용하게 지나갔다. 그래도 술을 마시며 생일을 맞았고, 의도하지 않았던 미역국을 먹게 되었고, 대전에 내려와서 엄마가 해 놓은 닭도리탕도 먹었다. 그리고 오늘은 부모님께 핸드폰을 선물로 받았고, 아빠는 특별히 로또를 만원어치 사주셨다. 하하하. (우리 아빠 센스 있으셔!)

  초등학교 1학년인가를 제외하고 처음으로, 나는 나의 생일을 친구들이나 애인이 아닌 부모님과 맞았다. 나쁘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내 생일을 축하한다는 첫 문자가 고작 학교 앞 다드므리 미용실의 20%할인과 함께 왔다는 것이 아쉬울 뿐. 그리고 거지 같은 아르바이트가 싫었을 뿐. 후후후

   하루 지나서야 나에게 말한다. happy birthday, 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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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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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낡은 연애사 2007. 4. 28. 03:56
  오늘 잠시잠깐 목님과의 만남에서 들었던,

  - 그래도 아직 네 존재를 인정해주는 사람이 있는 거잖아. 부럽다.

라는 말에 대하여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 인정받고 있는 것이구나.

  어떤 남자들이 보잘 것 없는 나 같은 여자 때문에 고민을 하고 어렵게 말을 꺼내고 괜찮다거나 속상해하는 티를 내준다거나 하는 일들은 연애의 성사를 떠나서 참으로 벅찬 일이다. 영화 속의 수많은 평범한 주인공(우습게도)들이 '대체 저들 눈에는 내가 보이지 않는거야?' 라고 피눈물을 토하며 외칠 때마다 수없이 공감했었던 것이 무색해지는 것이다. 거기 있는 너는 어째서 나를 못 보는 거냐고 상대방의 말을 듣고 확인하게 되면 내가 얼마나 욕심이 많은 인간인가 여러번 되묻고 반성한다. 반성할 줄 아는 인간이라니 대단하다, 휴.

  이번에는 애정 없이 연애하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지키기 위해 1년 5개월의 공백을 애써 누르며 거절했지만, 솔직히 애정이 없는 사람이라니 그건 거짓말이다. 동호회 사람이랑 연애 안 하겠다는 말도 거짓말이고 지금 좋아하는 다른 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도 거짓말이다. 다만 내가 못됐기 때문인데 못될 뿐만 아니라 겁도 많아서다. 그냥 또 다시 연애를 시작하고 줄다리기를 하고 언젠가 헤어지게 되어 감당해야 할 감정들에 대해 지레 겁을 먹었다.
 
  지독하다거나, 치열하다거나, 단호하다거나 하는 단어들이 주는 어감과 같은 사랑을 아직도 소녀처럼 원하고 있는 나 자신을 견딜 수 없기도 하다. 괜히 얼굴이 붉어지고 말투가 조곤조곤해지게 만드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과 만났을 때 박장대소했다. 그런 기분이 들 때가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 남자친구와도 성적인 이야기들에 열을 올린다거나 온갖 육두문자를 사용하는 대화를 하고 있는 주제에 소녀같은 감수성을 되찾고 싶다는 것은 주제넘는 짓 같다는 말이다.

  어쨌든 그 분께 거절의 말을 전하며 뻔뻔하게 사주는 점심을 먹고 후식으로 차까지 마시고 있는 행동으로 봐서는 절대 소녀적 감수성을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차도 있고 자기 집도 있고 직장도 있고 담배나 술도 이해해주는 내겐 완벽한 남자를 뻥 차다니 이건 역사적인 사건이다. 암만. 내가 여전히 철딱서니 없다는 것을 확인받은 날이다. 더불어 존재가치도.


  나는 연애가 하고 싶기는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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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s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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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셨다

낡은 연애사 2007. 4. 10. 00:25
  맘 편하게 만들어주는 선배들과.

  조금만 더 마셨으면 엄청 취했울텐데... 다행, 또 다행.


  너무 지나치도록 많은 이야기를 했고 또 생각해보면 그렇게 지나친 얘기들도 아니었다. 사람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어쨌든 나는 정말 잘 되고 싶고 잘 되어서 많은 이들에게 잘해주고 싶다. 그 뿐이다, 바라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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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s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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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순간 비밀은 비밀이 아닌게 된다.

  어쩌면 비밀을 비밀로 간직하는 것이 힘이 들어 그렇게 말하는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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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s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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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만두려고 했는데 자꾸만.


  숨막혀서 말을 못 하겠다.



  데이트하러가자.
  그림의 떡이니까요.
  건강해라.
  무슨 일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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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s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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