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어떤 남자가 계속해서 외쳐댄다. 새벽 1시다. 박혜신이라는 여자가 누군지 나마저 궁금할 지경이다.
창문 앞 공사 현장까지 들어온 한 남자가 애인으로 추정대는 여자의 이름을 부른다. 본인이 지쳐 소리지를 수 없을 때까지 외친다. 처음에는 문열어, 로 시작했다가 전화 받어, 로 결국 전화 안 받으면 나 아침까지 여기서 기다린다 진짜, 로 바뀌어간다.
창문으로 빼꼼 얼굴을 내민 것이 나뿐만이 아니었는지 형체로만 가늠되는 남자가 미안합니다, 라고 또 정중하게 말하는 꼴이 우스워 나는 화도 낼 수가 없다. 제 애인에게는 가열차게 소리지르던 남자가 불특정 다수의 동네 주민들의 시선에는 고개 숙여 사과하는 꼴이 처연하기도 하다.
남자는 또 전화 받어, 우리 좋게 헤어지자, 한다. 좋게 헤어지자고? 새벽 1시에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창문을 두드리고 민폐를 끼치는 것이 좋게 헤어지는 것인가 싶다.
조용해지고 있다. 점점 더. 여자는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나 보다. 나라도 안 받겠어. 지금 나가면 몇 대 때릴 것 같은데. 이별을 번복하고 싶다면 다른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 저런 남자는 싫다. 저런 애정도 싫고, 저런 태도도 싫은 것이 당연하다.
정신차리고 돌아갔으면 좋겠다. 안쓰럽기도 하고, 어차피 떠난 버스 잡으려고 뛰어봤자 못 잡을 게 뻔하고, 잡으려다 실패하거나 간신히 잡는다고 해도 쪽팔린 일 아닌가.
사랑에도 무수히 많은 얼굴이 있겠지만 가급적 박혜신씨와 그의 애인이 하는 모양새가 되면 곤란하겠다.
무엇보다도, 내가 사는 동네에 찾아와 내 이름을 큰 소리로 외치는 남자는 그것이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건 말건 관계없이,
"정중히 거절합니다."
매우 괴로운 일이라는 건 체험으로 알 수 있다.
창문 앞 공사 현장까지 들어온 한 남자가 애인으로 추정대는 여자의 이름을 부른다. 본인이 지쳐 소리지를 수 없을 때까지 외친다. 처음에는 문열어, 로 시작했다가 전화 받어, 로 결국 전화 안 받으면 나 아침까지 여기서 기다린다 진짜, 로 바뀌어간다.
창문으로 빼꼼 얼굴을 내민 것이 나뿐만이 아니었는지 형체로만 가늠되는 남자가 미안합니다, 라고 또 정중하게 말하는 꼴이 우스워 나는 화도 낼 수가 없다. 제 애인에게는 가열차게 소리지르던 남자가 불특정 다수의 동네 주민들의 시선에는 고개 숙여 사과하는 꼴이 처연하기도 하다.
남자는 또 전화 받어, 우리 좋게 헤어지자, 한다. 좋게 헤어지자고? 새벽 1시에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창문을 두드리고 민폐를 끼치는 것이 좋게 헤어지는 것인가 싶다.
조용해지고 있다. 점점 더. 여자는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나 보다. 나라도 안 받겠어. 지금 나가면 몇 대 때릴 것 같은데. 이별을 번복하고 싶다면 다른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 저런 남자는 싫다. 저런 애정도 싫고, 저런 태도도 싫은 것이 당연하다.
정신차리고 돌아갔으면 좋겠다. 안쓰럽기도 하고, 어차피 떠난 버스 잡으려고 뛰어봤자 못 잡을 게 뻔하고, 잡으려다 실패하거나 간신히 잡는다고 해도 쪽팔린 일 아닌가.
사랑에도 무수히 많은 얼굴이 있겠지만 가급적 박혜신씨와 그의 애인이 하는 모양새가 되면 곤란하겠다.
무엇보다도, 내가 사는 동네에 찾아와 내 이름을 큰 소리로 외치는 남자는 그것이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건 말건 관계없이,
"정중히 거절합니다."
매우 괴로운 일이라는 건 체험으로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