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선물로 안마기를 하나 보냈다. 어쨌든 이렇게 어버이날은 패스.

 

 

  동생 생일이 며칠 전이었는데 필요한 게 있느냐고 물었더니 이젠 선물 받을 나이는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조금은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생각해보니 동생과 선물을 주고받지 않은 지 한참 되었구나.

 

 

  꿈에 친할머니가 나왔는데(초파일이 할머니 생신) 할머니를 모시고 병원을 찾아다니느라 고생하는 스토리였다. 아마 평소 내 행태(연락하면서 챙긴다거나 하는 것과는 영 먼)에 대한 무의식의 반성이 아닐까 싶다.

 

 

  친한 친구들이 결혼을 한다고 계속 난리인데 문득 축의금으로 나갈 돈을 헤아려보니 정작 내가 시집갈 돈 따위는 언제 모으나 싶다. 결혼을 할 생각이 있든 없든 그런 기분이 든다는 말이다.

 

 

  내일은 쉬니까 오늘은 나도 사람들을 만나서 삽겹살에 소주라던가 그런 소소한 기분을 좀 내 보고 싶은데 친구도 없고 그보다 해야 할 일도 많고, 아무튼 그림의 떡이다. 내가 친한 사람 친구와 어떻게 대화를 나눴더라, 기억이 안 난다.

 

 

  예전에 친구 하나가 이제 우리도 사람 노릇은 하면서 살아야지 않겠냐, 했다. 그것이 벌써 몇 년 전 일이다. 지금도 우리는 만나면 사람 노릇은 하면서 살아야지, 라고 종종 말한다.

 

 

  우리는 아주 잘 알고 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우리가 생각하는 '사람 노릇'을 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고, 앞으로도 퍽 어려운 일이라는 것. 그러니까 우리가 이렇게 사실은 안 될 일에 집착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어쩌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사람 노릇인지도 모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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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s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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