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이 동네에는 노인들이 많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일터에 있을 낮 시간에는 안 그래도 주름 많은 얼굴을 더 찌푸린, 입을 열 때마다 불만이 절반 이상인, 아니면 입을 꾹 다물고 모든 것을 외면하는, 잔뜩 굽은 허리를 이끌고 진전없는 느린 걸음을 걷는 노인들이 참 많다.

 

 

 

 

 

  우체국에 책을 배송하러 가거나, 낮에 외근이라도 있는 날이면, 틀림없이 그들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내 두려워진다. 열심히 살면서 나이 들어간다는 것이 축복이라고 생각했던 내 오만과 무지에 대한 결과다. '어떤 노인이 되고,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았던...

 

 

 

 

 

  웃지 않는 노파가 되기 위해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는 건 아닐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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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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