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와 새삼 깨달은 것마냥 굴 이유도 없지. 나는 뼛속까지 질투라는 감정에 사로잡히는 것이 취미인 것처럼  굴던 사람 아니었나. 그리고 나의 질투는 거의 언제나 내가 가졌어야 할 모든 것(사람을 포함해서)을 누군가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할 때 최초로 발생했다. 나는 내 것이어야 했던 것을 가지게 된 사람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취미에도 없던 만화를 그리거나 코카콜라 전광판을 좋아하게 되거나 피아노를 초급부터 다시 독학하기도 했었다. 전부다 어영부영 하다가 관두었는데 그것은 어차피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을 탐했구나, 라는 깨달음(사실은 자포자기에 가까웠다) 때문이었다. 여기까지가 학창시절 이야기 쯤 되는 듯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게서 극단적으로 멀어지지만 않는다면 괜찮아, 내가 좋아하는 일에 발 하나쯤 담궈봤으니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라는 문장으로 점철된 날들이었다.

 

  대학 때부터는 상황이 조금 나아지기 시작했다.  내가 나온 학과는 성적에 맞춰서 어쩌다보니 가게 된 것이었지만 그 안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질투 덕이었으니까. 다행스럽게도 질투는 전처럼 무엇을 포기하게 만드는 결과를 만드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았다. 질투로 시작된 일들이 글을 쓰는 아이들 틈바구니에서의 숨막히는 공기를 참을 수 있게 해주었고, 나를 발악하게 하여 어떤 사람들의 눈에 띄게 해주었고, 친구를 만들어주었고, 수많은 실패를 동반한 경험까지 주었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있다. 나는 질투가 가진 힘을 믿는다. 질투는 때때로 나를 나락으로 데려가기도 하고, 오늘 같은 날엔 무덤 같은 일상으로부터 악착같이 기어나올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한다.

 

  존재만으로도 나를 일으켜세우는 사람, 질투하게 만드는 사람, 뛰어넘어보라며 기꺼이 내 앞에서 달려주는 사람을 발견한 날의 기쁨. 오늘, 숨막히게 아름다운 사람을 발견했다. 그가 가지고 있는 것을, 그 이상을 갖고 싶다. 집요하게 스토킹(?)하여 쪽쪽 다 뽑아먹어야지.

 

  아... 난 왜 마지막이 매번 이리 진중하지 못하단 말인가!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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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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