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불편하면 나 같은 성격과 어울려주는 쪽도 몇 배로 힘들거라고 생각하면 과연,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실제로 내가 좀 심하게 엄격한 부분도 있고 깍쟁이 같은 면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웃음이 안 나오는 상황에서도 내가 너무 안 좋게 생각하니까 다 안 좋아보이는 거라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그래 알았어, 그러지 뭐, 그렇게 해, 라고 말하는 것 역시 그 이유다.



  그러나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드는 것이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이런다고 뭐가 달라지나, 내 맘을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서로 적당한 선에서 의견을 좁힐 수 있게 되는 것도 아닌데, 맘 아프기만 오지게 아프고, 스트레스 받아 탈모만 생기잖아. 뭐 이런 류의.



  그래도, 오래 가까이 지낸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를 하기가 싫다. 가깝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냉정하게 잘 얘기하는 편이면서 나야말로 정말 못 됐다. 오래 만난 만큼 양보할 것들을 양보하게 되고 싫은 소리도 서로 싫지 않게 들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참 좋을 텐데.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별 것 아닌 일들이다. 예민하게 구는 내가 더 싫다. 단순하게 얘 왜 이래, 하고 어깨 한 번 으쓱 해버릴 수 있을 만큼만 간단명료하게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안 된다, 잘.






  싫은 소리마저도 예쁘게 들리도록 만들어주는 사람들이 없어 곁이 참 그리운 날이다.



  덧붙임) 난 이들을 사랑하고 있기나 했던 걸까. 별로 사랑하질 않았어서 더 그런 건 아닌가. 쿨한 척 하는 관계 같은 거 정말 싫다. 사람 사이가 백막년 쿨하기만 하다고 상상하면 그런 관계는 처음부터 안 만들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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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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