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406호의 입장 2011. 3. 29. 14:50



  아주 아주 오랜 기간이 걸려서 드디어 졸업을 한 동생은 졸업식에 혼자 다녀왔다고 한다. 나라도 한국에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선물이라도 사줄까 하고 아주 아주 오랜만에 전화를 걸었더니 선물 얘기는 뒷전이고 애인과 헤어졌다는 말부터 전하는 동생이 조금 짠했다. 몇 년을 사귀고도 이렇게 헤어지는 걸 보면 결혼으로 골인 가능한 인연이란 참으로 만나기 어려운 거로구나 싶다. 그렇다고 내가 결혼하고 싶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나 같은 애가 결혼하면 가정이 흔들려서 곤란하지. 난 별로 좋은 가족 구성원은 아니니까.


  물고 빨고 핥고 어쩌고 하는 일도 이십대 초반이었을 때만큼 즐겁진 않고, 막 사는 것도 그다지 내 취향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지금,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농담처럼 지껄이는 청초한 연애? 혹은 성공을 위해 앞만 보기?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기고 평범하게 살기? 모르겠다. 그저 나는, 적어도 울고 짜고 하는 일이 최대한 적은 방향으로 걷고 싶다. 행복해지기가 이렇게 어려워서야 원.








  아직도 마음은 오락가락 한다. 어쨌거나 연애는 연애니까 즐겨야 할 텐데 애써 노력을 하는 것이 어째 더 역효과만 나는 것 같아서 그냥 마음을 받치고 있던 손까지 다 놔 버렸다. 어쨌든, 만나는 동안 나한테만 잘 하면 된다고 마인드 컨트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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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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