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기에서 돌아갔을 때 어디에서 살게 되는 걸까, 이다.

  나는 집이 없고, 남동생은 결혼까지 생각하는 애인이 있으며 부모님께는 더이상 일원 한푼도 받고 싶지가 않고(이미 충분히 받아먹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나는 내 가족이 원하는 삶을 살만큼 무난한 성격이 아니다.


  내게는 온전한 내 공간이 필요하다. 또한 그것은 순전히 내 힘으로 얻은 것이어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얼마만큼의 돈을 세이빙 해야만 그것이 가능할지를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말이다.


  적어도 일년, 월세를 내더라도 일년을 살 수 있게 된다면, 일단 그걸로 됐다. 전세자금을 마련하려면 돌아가서도 아주 오랫동안 돈을 벌어야 하겠지만, 그것은 뭐, 상관없다. 내게는 혼자 틀어박혀 있을 방이 필요하다. 가끔 친구들을 불러모아 티타임이나 술자리를 할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고 내 고양이가 다시 어딘가 보내지는 일 없이 나를 믿을 수 있도록 해줄 그런 곳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다를 건드리지 말라고, 이건 내 집이니까, 담보 잡고 닥달하는 사람들처럼 나를 괴롭히지 말아달라고 그렇게 할 수 있는 곳.




  목표가 생겼다는 건 좋은 일이겠지.


  괜찮다. 가끔 소소하고 쓰잘데기 없는 일들로 마음이 상하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있지만, 살아갈 수는 있다. 시궁창 같은 곳에서도 뭔가는 살아가고 있을 텐데, 나라고 못 할 게 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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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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