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명지대학교입니다. 음, 그리고, 용인입니다. -_- 2003년 입학식 이후로 와본 일이 없는 용인캠퍼스는 뭐랄까 좀 다릅니다. 분명 주변이 허허벌판 같은 느낌이었다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연주님 차를 타고 와보니 뭐랄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뻥이 아니구나, 라는 걸 실감하게 만드는 풍경.



  언니는 앞으로 3시간 동안 고등학교에서 논술 강의를 하실 테고, 저는 3시간을 어떻게든 혼자 보내야 하는 처지인지라, 어차피 갈 거면 커피숍 같은 데 말고 대학 캠퍼스가 편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일단 떨궈달라고 부탁은 했으나!!!!!!!!!! 이럴수가……. 너무 넓어서 산책을 하자니 좀만 걸어도 다리가 아플 것 같고, 구내 음식점이라도 있지 않을까 싶어 둘러보니 찾아낸 커피숍이나 패스트푸드점 따위는 다 문닫을 기세. 혼자 들어가 앉아 있기에도 벌쭘한 분위기고 해서 일단 다시 건물 밖으로 나와 널려있는 벤치에 앉아 있습니다.



  농구장 코트 따위가 내려다보이는 곳이고 정문 근처인 것 같은데, 아마도 학생들은 체육대회 중인 듯. 아, 지금은 거의 파장 분위기랄까요. 얘네들, 아, 뭐랄까, 몹시, 푸릇푸릇합니다. 아, 부럽다……. 고작 피구 경기 하나에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라니, 이런 거 느껴본 지 너무 오래돼서 어떤 기분인지 기억도 안 납니다. 부럽습니다. 부러워!!!!!!!




  일단 넓어서, 나 같은 게으름뱅이에겐 좀 힘든 학교일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만약에 내가 이런 곳에서 대학 생활을 했으면 뭐가 좀 달라졌으려나요? 좁아 터진 서울 캠퍼스를 생각하면 여기는 어쨌거나 답답한 건 확실히 덜하군요. 스쿠터 같은 걸로 통학하면서 기숙사 생활을 하면 엄청 재밌었을 것 같기는 하지만, 역시 나에게는 10분 전에 학교 앞에 도착해도 지각하지 않을 수 있는 쪽에서 생활한 게 다행인 듯합니다. 분명 여기서 다녔으면 졸업 못 했을 거야. ㅋㅋㅋ 




  비가 올 것 같아 걱정했더니 일단은 비는 안 오고, 해는 없지만, 덥지 않고(시원하다고 느껴질 지경, 여름인가요?) 밖에 앉아 음악이나 들으며 노트북 두드리며 문학소녀(혹은 처녀) 놀이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는 않네요.




  그나저나 이제 30분 지났을 뿐인데 나머지 두 시간 반을 뭘 하며 보내야 하는 걸까요. 역시 큰길 쪽으로 내려가서 커피숍이라도 들어가는 편이 나으려나요?





  아 나도 좀 더 기운찬 애여서 오늘은 대동단결 체육대회도 끝났으니 술이나 한 잔... 은 아니고, 아무튼 으쌰으쌰 돌아다니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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