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글을 놓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이 내가 유일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3류가 되는 것에 대한 불안은 잊자. B급, C급으로 살아가는 삶도 나쁘지 않음을 믿자. 1등으로만, 최고에 올라야만 행복한 것이 아님을 깨달은 것은 얼마나 다행인가. 힘을 가진 사람들이 힘없는 자들에 대해 가하는 횡포, 그것을 잊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권력을 가질 수 없는 상태로 살고, 글을 쓸 것이다. 유명해지고 싶지만, 유명을 가장한 폭력을 휘두르는 작가가 되지는 않으리라.

 

대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공부는 충분히 할 수 있다. 학벌 따위 필요 없다. 학벌에 연연하는 순간, 나는 그 안에서 정치를 해야 할 것이고, 그렇다면 나는 결코 작가 나부랭이가 되지 못하리라. 나는 작가 나부랭이가 되고 싶은 것이다, 그래, 한낱 작가가 되고 싶다. 그렇고 그런 이야기를, 그렇고 그런 사람들 앞에서 보여줄 수 있는, 그렇고 그런 작가.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작가. 동네 후덕한 할머니로 늙어갈 수 있는 작가.

 

대전 집앞에 도착하자마자 깊게 한숨을 쉬었지만, 그래도 언제든 겪고 넘어야 할 산이므로, 이것 또한 견뎌야 할 것이다. 꼭, 이 테두리를 잘 넘어서야, 내가 어른이 되고 글을 쓰며, 나 살고픈 대로 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오늘은, 작업을 중단한다. 동생 만나기 전에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어서, 여기 있는 며칠 간, 시놉을 완성시킬 수 있으리라 짐작한다. 아, 행복하다. 난 글을 쓰는 여자다! 푸하. 평생 동안 결코 놓지 않고 살 수 있겠지, 절대로, 다시는 놓지 않겠지. 아, 행복해, 행복해, 행복해,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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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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