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말 하지 못했던 것이 부끄러워서였을까?

  그냥 내질러나 볼 걸, 나는 당신을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그럴 수가 없었다. 오래된 애인을 두고 있는 이에게 그렇게는 못 한다. 오래 지켜봐온 사람에게 느껴서는 안 될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은, 물론 내가 나쁜년이어서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안 될 일이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미 마음은 저만큼 빠져나가 통통통 거리를 튀어다닌다. 탄성이 장난이 아니라 도대체 붙잡을 수가 없다. 그래서 그냥 방치해둔다. 탄성을 가진 모든 것들이 그러하듯, 조금씩 공간을 좁히여 원상복귀, 그리고 제자리에 멈출 것을 기다릴 수밖에.
  괜한 마음을 내비쳐 벗으로서의 그마저 놓치게 된다면 또 나는 주저앉아 질질 울게 될 테니.


  그래도 너무했지. A가 아니라 B라고 C에게 나도 모르게 변명했던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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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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