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자식을 언제까지나 통제 아래 두려 하고 자식은 그런 아버지와 판박이처럼 닮아간다. 두 개의 비등한 권력이 다투면 누가 살아남아도 산 것이 아니다. 어느 쪽이 이겨도 그것은 결코 이긴 것이 아니다. 맹수의 무리에서 자식새끼가 크면 제 살길과 제 가족을 찾아 새로운 여정을 떠나라 등 떠밀 듯, 우리는 오래전 지난 날 이미 그렇게 했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너와 나는 다르다, 절대로 같을 수 없다, 죽을 때까지. 상대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언제까지 물고 뜯어야만 이 쓸데없는 권력 싸움이 종식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어째서 이런 일들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일까. 조용하고 묵묵하게 살아내는 이들에 대한 피해가 너무나 크다.
상처는 당사자들만 받는 것이 아니다.
상처는 공동체 모두에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