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같은 속도로 자전하고 있을 거라는 건 착각이다. 지구의 자전속도와 원자시계의 차이, 이 1초를 윤초라고 한다. 국제협정에 따라 유지되고 있는 협정세계시, 그리고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를 통과하는 자오선 기준의 세계시가 차이가 나면 플러스 마이너스 0.9초 이내에서 관리하기 위해 조정하는 것이다. 자전이 늦어지면 협정세계시가 빨라져서 23시 59분 59초 다음 1초를 더하고, 반대로 지구 자전이 빨라져서 협정세계시가 늦어지면 1초를 뺀다. 1972년 처음 도입되었고 그게 오늘 전 세계에 적용되었다.  

 

 

  한국 시간 오전 9시를 기점으로 지구는 1초의 시간을 벌었다. 시간을 늘리거나 뺀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나는 단 한 번도 인간이 시간을 조정할 수 있을 거라고(심지어 이미 어디에선가, 누군가에 의해 조정되고 있다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나라는 존재는 지금까지 늘 시간에 종속되어 그것이 퍽 억울하거나 놀라운 일도 아니라는 듯 살아왔을 뿐이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365일이 지나면 1살을 더 먹고 그저 그런대로 나이들어 가면 그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내가 사용하고 있는 이 1초가 어떤가에 따라 아주 먼 미래에는 엄청난 일이 생길수도 있겠구나라는 그런 무시무시한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몸에 소름이 오소소소소소소소소....

 

 

  1초는 아주 아주 짦은 순간일 수 있다. 그러나 1초는 어떤 존재에게는 영겁보다 긴 시간일 수도 있다. 단순히 길을 걷다가 개미집을 밟아 내가 그랬는지도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엄청난 학살(응????)이 이뤄진 적이 있다면, 내게는 한두 걸음 내딛는 데 사용했던 그 불과 1초 사이에 개미들의 삶은 초토화될 수도 있다는 뭐 그런 거.

 

 

  다시 한 번 말하는데, 오늘 지구는 1초의 시간을 벌었다. 우리는 그 1초에 대해서 좀 진지해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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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s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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