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중요한 사람과 함께 했기 때문에 매순간이 특별하게 남기도 한다.

  어느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이 함께한 사람들을 의미있게 만들기도 하고.

 

  매순간을 특별한 일상으로 보내게 해주었던 많은 사람들을 가졌으면서도 왜 이리 사람이 고픈가를 고민하던 중에 문득,

 

  '내게는 미친듯이 뜨거웠던 순간이 없었구나'

 

깨닫는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과 사건들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순간이 너무 뜨거워서 견딜 수 없었던 적이 없었구나.

 

  그래, 욕심이 너무 많은 것도 맞는 말이긴 하다. 좋은 사람들을 갖었으니 뜨겁지 않으면 어떤가 싶을 것도 같지만, 그러다가도 왈칵 왈칵 내 안을 드나드는 뜨거움에 대한 갈망, 그걸 어찌하지 못 해 죽겠다. 내 안에 어떤 뜨거움이라도 있기는 하다면 그것은 뜨것운 것을 향한 내 마음 자체가 뜨거운 것일 테다.

 

  달아올라 손끝도 못댈 정도로 뜨거워져보고 싶다. 보이지 않았던 작은 불덩이가 불어나고 불어나 인생의 한 순간을 활활 태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활활 타서 잿더미가 되는 광경을 지켜보고 싶다. 아, 이제 끝났구나 하는 걸 느끼고 싶다.

 

  어리석은 걸까.

  쉬운 길을 놔 두고 복잡한 길로 들어서고 싶어하는 걸까.

  정직하고 곧은 내 몸은 아직도 나와 맞지 않다.

  내 몸이 나와 맞지 않아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

  나는 뜨거운데 몸은 미적지근해서?

 

 

 

 

  그냥 이런 고민들을 한다. 요즘 뭔가 삶이 다시 재미없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변화, 변화, 뜨거운 불덩이를 안고 변화의 순간이 내게 다가오기를 숨죽여 기다리는 중이다. 봄이 왔는데도 시린 손발을 뭔가가 덥혀 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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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s G.

다시 시작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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